항공권 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제 샀으면 더 쌌을 텐데”라거나, 반대로 “기다렸더니 오히려 올랐네”라거나. 가격이 실시간으로 바뀌니 언제 사는 게 맞는 타이밍인지, 처음 항공권을 끊어보는 사람이라면 더 헷갈릴 수밖에 없죠. 그런데 올여름은 조금 다른 사정이 있습니다. 항공사들이 먼저 할인 카드를 꺼내 들고 있거든요. 왜 그런지 구조를 알면, 좋은 가격에 잡는 타이밍도 보입니다.
탑승률 90%인데 적자라는 역설
우선 지금 항공업계 상황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항공권 가격이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이걸 모르면 할인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거든요.
올해 5월 기준으로 제주항공 탑승률은 88.2%, 진에어는 88.3%였습니다. LCC 9개사 평균도 85.8%로 대형항공사 평균(85.3%)을 웃돌았습니다. 비행기 좌석 열 개 중 여덟아홉 개를 채웠으니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티웨이항공 2분기 영업손실 전망이 1,200억 원, 진에어가 703억 원, 제주항공이 540억 원입니다. 자리는 꽉 찼는데 돈을 잃고 있는 겁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 하면, 두 가지가 동시에 터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비용 쪽입니다. 항공유 값이 뛰면서 유류할증료가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33단계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움직이니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부품비 같은 달러 결제 비용도 덩달아 불어났습니다. 항공사 영업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폭등한 데다 환율까지 겹친 거죠.
그런데 수입 쪽에서는 반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약률이 기대에 못 미치자 항공사들이 남은 좌석을 채우려고 할인 항공권을 대거 풀었습니다. 자리는 채웠지만 평균 운임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입니다. 탑승률이 높아도 운임이 받쳐주지 않으면 적자가 나는 구조, 이게 지금 LCC들이 처한 상황입니다.
이 구조가 여러분에게 의미하는 게 뭐냐면, 항공사가 먼저 급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좌석을 비운 채 날리는 것보다 싸게라도 팔아서 채우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특가를 쏘고 있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할인을 노려볼 만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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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내 항공권 가장 싸게 사는 방법
항공권 처음 끊어보는 분들을 위해 기본 개념부터 하나 짚고 가겠습니다. 항공권 가격은 고정이 아닙니다. 같은 노선, 같은 날짜라도 언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빈 좌석이 많을수록 싸고,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또는 성수기 직전에 수요가 몰리면 비싸집니다. 그래서 ‘언제 살지’를 아는 게 핵심입니다.
올여름 기준으로는 지금 당장 사는 게 낫습니다. 7월 말~8월 초 출발 항공권을 노린다면,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남은 좌석이 줄면서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거든요. 피앰아이 조사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 출발 시점은 ‘7월 말~8월 초’가 35.9%로 가장 많았는데, 이 시기에 수요가 몰린다는 건 그 시기 표를 늦게 살수록 비싸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면 9월 이후 늦은 휴가를 계획 중이라면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성수기가 지나면 항공사들이 수요를 끌어올리려고 또 프로모션을 펼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시기별로 전략이 달라집니다.
LCC 항공사별 여름 할인 프로모션 비교
참고자료 기준으로 현재 확인된 프로모션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만 항공권 프로모션은 기간이 짧고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아래 내용은 방향 파악용으로만 쓰고, 실제 구매 전 각 항공사 공식 채널에서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주항공은 ‘썸머위크’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국내선은 편도 총액 기준 4만 500원부터, 일본 노선은 8만 4,900원부터 판매했습니다. 여기서 ‘총액’이라는 표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공권 가격 표시 방식에 두 가지가 있거든요. 운임만 표시하는 방식과 유류할증료, 공항세 등을 모두 더한 총액 표시 방식입니다. 총액 기준으로 4만 원대라면 실제로 내는 돈이 그 금액이니 비교할 때 기준을 맞춰봐야 합니다.
티웨이항공은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일본·중화권·동남아·중앙아시아·호주·미주·유럽 노선을 대상으로 최대 17% 즉시 할인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국내선보다는 국제선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프로모션입니다. 여름 성수기 직후인 가을·겨울 시즌을 미리 잡아두고 싶은 분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이죠.
진에어는 탑승률 88.3%로 LCC 중 상위권이지만 올해 신입 승무원 입사 시기를 연기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에어로케이, 티웨이, 제주항공도 무급휴직을 신청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할인 카드를 거둬들일 여유가 없다는 게, 역설적으로 소비자에게는 유리한 환경입니다.
유류할증료를 꼭 이해해야 하는 이유
항공권 가격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게 유류할증료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항공유 값이 오를 때 항공사가 연료비 부담을 승객에게 일부 전가하는 추가 요금입니다. 고속도로 통행료처럼 운임 말고 따로 붙는 금액이라고 보면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지난달 발권분에는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습니다. 이게 얼마나 높은 수준이냐면, 2016년 현행 체계가 도입된 이후 처음 도달한 최고 단계입니다. 전달보다 15단계나 한꺼번에 뛰었으니 체감이 꽤 컸을 거예요.
피앰아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3%가 유류할증료 인상이 여름휴가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고, 여행 비용 부담 요인으로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을 꼽은 비율이 16.2%였습니다. 숙박비(53.4%) 다음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유류할증료가 발권 시점에 고정된다는 점입니다. 즉, 지금 당장 사면 현재 단계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되고, 나중에 유가가 내려가도 이미 낸 유류할증료는 환급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지금보다 유가가 더 오르면 나중에 사는 게 더 비쌀 수 있죠. 유가 방향을 예측하는 건 전문가도 어렵지만, 적어도 ‘지금 단계가 역대 최고’라는 사실은 알고 사는 게 낫습니다.
카드사 혜택, 어디서 어떻게 쓰나
KB국민카드·카드사 항공 캐시백 혜택 활용법
항공권 할인을 이야기할 때 카드사 혜택을 빼면 서운합니다. 항공사 직접 프로모션만 보는 것보다 카드 혜택을 조합하면 실제 지불 금액을 더 낮출 수 있거든요.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 참고자료에는 KB국민카드 등 특정 카드사의 구체적인 항공 캐시백 혜택 수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카드사 항공 혜택은 상품마다, 발급 시점마다 조건이 다르고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여기서 특정 수치를 지어내는 건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드리는 것이라 정확히 이 부분은 각 카드사 공식 홈페이지나 고객센터에서 확인하시는 걸 권합니다.
한 가지 실용적인 팁을 드리면, 피앰아이 조사에서 ‘카드사·온라인여행사 할인 쿠폰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8.2%였습니다. 생각보다 낮은 숫자인데, 반대로 말하면 이 방법을 쓰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항공사 앱 직접 구매, 온라인여행사(OTA) 경유 구매, 카드사 제휴 할인 이 세 가지 경로의 최종 결제금액을 비교해 보는 습관만 들여도 같은 좌석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올여름 여행 트렌드와 항공권의 연결고리
마지막으로 큰 그림 하나만 짚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올여름 여행 트렌드가 ‘짧고 가깝게’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1~2박이 42.2%로 가장 많았고 5박 이상은 8.9%에 그쳤습니다. 여행지는 국내가 74.2%로 압도적이고, 그 중 강원도가 33%, 제주도가 18.9%로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이게 항공권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제주 노선처럼 국내선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은 성수기에 좌석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반면 장거리 국제선은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라 티웨이항공처럼 가을·겨울 국제선 할인을 먼저 뿌리는 식으로 움직이고 있죠.
여행 목적이 관광보다 ‘완전한 휴식'(54.1%)으로 이동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많이 이동하고 많이 보는 여행보다 한곳에서 충분히 쉬는 여행. 이런 흐름이라면 항공권 가격보다 숙박비(비용 부담 1위·53.4%)가 더 큰 변수가 되는 여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올여름 항공권 전략을 한 줄로 요약하면, 국내선은 빠를수록 유리하고, 국제선 가을·겨울 일정을 노린다면 지금 LCC 프로모션이 열려 있는 시점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경로로 사든 총액 기준으로 비교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항공사들이 먼저 급한 상황이라고 했죠. 이 시장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항상 불리한 건 아닙니다. 다만 기다리는 데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더 싸질 거라 막연히 기대하다가 성수기 직전 오른 가격에 사는 것, 이게 항공권 구매에서 가장 흔한 실수거든요.
참고 자료
- “탑승률 90% 육박해도 적자”…LCC, ‘고유가·특가’에 발목
- 숙박비 폭탄에 “국내서 짧게”…여름휴가, 대세는 ‘1박 힐링’
- 고물가에 ‘짧은 여행’이 대세…”해외보다 국내, 관광보다 휴식”
이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와 설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전달 목적의 글로, 항공권 가격·프로모션 조건은 작성 시점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실제 구매 전 각 항공사 공식 채널에서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