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을 찾아보셨나요? 2026년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걸 피부로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마음에 드는 단지를 찾아봐도 전월세 매물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6개월 전보다 1억 원 가까이 오른 가격표가 붙어 있거나.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5년 6월 약 2만 5,000건에서 2026년 6월 기준 약 1만 7,700건으로 1년 만에 30.6% 줄었습니다. 이 현상의 한가운데에 양도세 중과 재개가 있습니다. 세금 얘기라서 눈이 반쯤 감기려는 분들, 조금만 참아 주세요. 이게 왜 월세 고지서 금액과 직결되는지, 그 연결고리를 풀어보겠습니다.

양도세 중과 재개, 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2026년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공식적으로 종료됐습니다. 그동안 한시적으로 면제해줬던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되기 시작한 거예요. 다주택자 입장에서 이게 어떤 의미냐면, 집을 팔 때 이익의 70~80%를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팔겠어요, 안 팔겠어요?
당연히 안 팝니다. 이걸 시장 용어로 ‘매물 잠김’이라고 부릅니다.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지 않으니 매매 매물도 줄고, 당연히 그 집들이 세입자에게 공급되던 전세 물량도 함께 사라집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뚝 끊기면? 가격이 오르죠.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는 84㎡ 전세가 2025년 12월 6억 5,000만 원이었는데 2026년 5월 7억 5,000만 원으로 단 5개월 만에 1억 원이 올랐고, 당시 2,652세대 중 전월세 매물은 고작 11개(0.4%)였습니다. 숫자가 이렇게 나오면 이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가 됩니다.

양도세 유예 종료 직전인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중과를 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전에 강남 지역 일부 급매물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막차 매도’였던 셈인데, 그 기간이 지나자 시장은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내놓으면 손해이니까요.
전세가 사라지는 진짜 구조적 이유
정부는 전세 물량 감소가 양도세 중과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그 집을 무주택자가 샀으니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고 했어요. 전세 자체를 ‘사금융’으로 규정하며 “사라져 가는 건 정상화 과정”이라고도 했고요.
흥미로운 프레이밍이네요. 전세 감소를 문제가 아니라 ‘정상화’로 규정하다니. 그 논리 자체를 반박하기는 어렵지만, 정상화의 속도와 그 과정에서 누가 비용을 부담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구조적으로 뜯어보면,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데는 세 가지 힘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요.
- 다주택자 매물 잠김: 양도세 중과로 팔 수 없으니 그냥 들고 있거나,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해 수익을 확보하려 합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2025년 10월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습니다. 세입자를 들이기 어려워졌어요.
- 전세자금대출 규제: 2025년 6·27 대책에서 소유권 이전 후 전세자금대출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전세 수요 자체도 위축됐습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니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건 어찌 보면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빈자리를 월세가 채우고 있다는 점, 그리고 월세는 전세처럼 목돈 굴리기가 아니라 순수한 지출이라는 점이에요.
월세는 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나
한국부동산원 데이터를 보면,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가 2025년 6월 96.70에서 2026년 4월 101.82로 약 10개월 만에 5.3% 상승했습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월세 공급량 자체는 늘고 있는데도 가격이 오르는 건, 그만큼 수요 압력이 더 강하다는 뜻입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월세가 전세보다 매력적인 시대가 됐어요. 금리가 높아지면서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굴려도 수익이 신통치 않고, 보유세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는 매달 들어오는 월세 수입으로 세금 부담을 상쇄하려는 유인이 생깁니다. 보유세를 올리면 세 부담을 전월세 가격에 전가한다는 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아는 상식이죠.
7월 세법 개정안에서 보유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이 흐름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체계로 돌아간다면, 서울 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연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세금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거든요. 그 부담이 고스란히 월세 청구서로 내려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입니다.
노원·도봉·강북 같은 비강남권에서 월세 300만 원을 내느니 차라리 6억 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게 낫다는 계산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월세가 주담대 원리금보다 비싸지는 순간, 무주택자는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어요. 이게 아이러니한 부분입니다. 투기 수요를 잡으려는 정책이 오히려 실수요 매수를 부추기는 구조가 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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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이 궁금하실 거예요
7월 세제 개편에서 보유세·장기보유특별공제는 어떻게 바뀌나요?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고 직접 발언했고, 7월 세법 개정안을 통해 다주택자와 투기성 고가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를 손보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어요. 다만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이라는 단서도 달았는데, 이게 묘하게 솔직한 자기 고백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비거주 1주택자에게 불리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지금은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보유 기간에 따라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실거주 기간에 연동시키면 지방 거주자가 서울에 집 한 채를 가진 경우처럼 ‘비거주 1주택’ 상황에 놓인 분들이 타격을 받습니다. 공제가 줄면 팔고 싶어도 세금이 너무 커서 못 파는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어요. 매물은 더 줄고, 전세 공급은 더 감소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지점입니다.
다주택자·1주택자별로 지금 어떤 대응이 현실적인가요?
다주택자라면 지금이 선택의 기로입니다.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상황에서 섣불리 팔면 양도 차익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고, 계속 들고 있으면 보유세 인상 부담이 커집니다. 전월세 전환으로 수익을 내면서 버티는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유효하지만, 보유세가 크게 오르면 그것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어요. 결국 7월 세법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급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세부 내용 확인 후 세무사와 상담하는 게 현명합니다.
실거주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 특히 직장 문제로 타 지역에 살면서 서울에 집 한 채를 보유한 경우라면 장특공제 개편 내용을 꼭 챙겨봐야 합니다. 무주택자이고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면, 월세 부담이 계속 커질 가능성을 감안해 실거주 매수 시점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만합니다. 대출 원리금과 월세를 직접 비교해보는 게 출발점입니다.
맺으며
전세 감소를 ‘정상화’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정상화의 비용이 지금 가장 집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먼저, 그리고 가장 무겁게 떨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의 집이 잠기고, 잠긴 집이 월세로 돌아오고, 오른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가 결국 대출을 끌어안고 매수에 나서는 흐름. 세금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일상을 바꿔놓습니다. 7월 세법 개정안이 나올 때, 숫자만 볼 게 아니라 그 숫자가 누구의 월세 고지서에 어떻게 찍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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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부동산 세제 및 시장 흐름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투자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세금 관련 의사결정 전에는 반드시 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